눈이 정말 많이 오는 설날이었죠?
모두들 힘들게 고향으로 내려가셨다는데
힘들어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맞는
즐거운 설날이셨을거에요~
새해 소복소복 쌓인 눈만큼 복도 많이 받으시구요^^
이번 명절에도 온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어 차례상을 차리고 맛있게 먹었답니다.
제사상이나 차례상은 지방에 따라, 집안에 따라, 가풍에 따라
모두 특색이 있답니다.
기본법칙을 지켜 상황에 따라 음식들이 달라지기도 하구요.
저희집도 매해 지내는 제사와 명절에 들어가는 음식들이
그때그때 약간씩 바뀌는듯해요.
저희집은 전라도상으로 차리는데
올해 설날 차례상을 한번 둘러볼까요 ^*^
전
명절이나 제사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전이랍니다.
집안마다 마련하는 전들이 정말 다양한거 같아요.
고소하게 풍겨나오는 기름내음이
집안가득 진동합니다~~
저희집의 전담당은 아빠랍니다~~~
아빠의 룰대로 전을 부칠때 따라야해요 ㅎㅎ
명절때 저희집은 남자들도 다 음식을 해야하거든요
그래서 두세명이 한팀이 되서 두팀이
거실에서 부쳐낸답니다.
손이 큰 집안분위기에 항상 양이 많은데
이렇게 부쳐내면 금새 완성~~~
부쳐가면서 가장 모양새 좋은 전들은 따로
차례상에 올릴것으로 나무체반에 올려두구요.
술좋아하는 저희집~~
간을 본다는 핑계로 바로 술잔돌려 시식하십니다.
작년 추석때보다 종류가 적어졌네요~
고추전,산적,매생이전이 빠졌는데
매번 이렇게 조금씩 종류가 달라져요.
* 녹두전
녹두를 불려서 맷돌에 갈아 숙주나물과 돼지고기, 김치, 야채를 다져 넣어서
부치는 아주 고소한 전이랍니다.
부치는것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은데
그만큼 정말 맛있어요.
* 해물잡전
낙지,오징어,새우살,조개살,등 해물과 미나리,고추,파등의 야채를 곱게 다져
계란과 밀가루반죽을 해서 만드는 해물잡전이랍니다.
밀가루는 조금 넣고 계란을 많이 넣는데
해물파전과 비슷한데 들어가는 재료가 참 많아요.
* 쇠고기 육전
쇠고기의 살코기부분을 얇게 포를 뜬 후
살짝 칼집들을 내어준 후 핏물을 닦아내요.
소금후추만 뿌려 간을 한후 밀가루나 찹쌀가루를 살짝 뭍혀 털어낸후
계란옷을 얇게 입혀 부쳐낸답니다.
할아버지가 정말 좋아하셨다는 쇠고기 육전
자꾸 집어먹게 된답니다.
* 표고버섯 육전
곱게 갈은 쇠고기에 간장양념을 해서 재운 후
동그랗게 미트볼처럼 만들어 쪄내거나 오븐에서 구워준답니다.
그 볼을 밀가루를 살짝 뭍힌 한입크기의 표고버섯안에 넣어
계란물을 입혀서 부쳐내는 표고버섯 육전.
재운 고기는 씨를 뺀 고추나 가래떡에 붙혀서 부쳐내기도 한답니다.
기름기없는 쇠고기만 들어가서 퍽퍽할수도 있지만
버섯과 함께 한입에 먹으면 부드럽게 느껴진답니다.
* 버섯전
새송이 버섯을 세로로 포를 뜨듯 잘라서 참기름과 소금, 후추를 발라
한번 쪄준후 계란물을 입혀 부쳐낸 버섯전입니다.
아주 간단한데 맛은 참 쫄깃하고 고소한것이..
* 생선전
보통 동태나 명태전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포를 뜬 동태살에 소금후추 간을 해서 계란물을 뭍혀 부쳐냅니다.
생선전은 간이 너무 싱거우면 비릴수도 있어
약간 짭짤하게 잘 맞춰야한다는...
초간장에 살짝 찍어먹으면 ㅎㅎㅎ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전이랍니다.
삼색나물 & 나박김치
엄마와 할머니가 만드신 나물은
언제 먹어도 정말 맛있어요~
손맛이라는것이 오랜 세월동안 만들어지는 마법같아요.
나박김치는 새콤한 맛을 좋아들하셔서
엄마가 항상 삼사일전에 담구어서 익힌 후 시원하게 넣어두세요.
기름기 많은 음식들속에서
속을 개운하게 해주는 상큼한 물김치랍니다.
* 시금치나물
소금물에 데친 시금치는 마늘, 조선간장,참기름, 깨를 넣어
조물조물 무쳐냅니다.
제사상에는 마늘이나 향이 강한 파, 고추등을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는 불교의 영향으로 그런것이며 집안에 따라 다르다고 합니다.
무치실때 조선간장을 살짝 넣어 간을 맞추시면 소금간보다
더 감칠맛이 난답니다.
* 숙주나물
소금물에 데친 숙주는 소금,깨,다진쪽파, 참기름을 넣어
조물조물 무쳐냅니다.
흰색나물로는 상황에 따라 도라지나물도 많이 쓰신답니다.
* 고사리나물
고사리는 말린 것을 사용하셨는데
하루정도 찬물에 담가 불린 후 푹 삶아서 찬물에 다시 담가놓습니다.
한두시간 후 헹구어준후 물기를 빼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
조선간장과 마늘, 다진쪽파, 참기름이나 들기름,깨를 넣어 조물조물 무쳐준 후
멸치육수를 부어 육수가 나물에 다 스며들때까지 조려낸답니다.
말린 고사리로 만들면 더 깊은 맛이 나는것 같아요.
30분이상 조려내듯 볶기때문에 아주 양념이 쏙쏙 베구요.
고사리 대신에 말린 고구마순으로 만드시기도 한답니다.
* 나박김치
무우,당근,배추,미나리,씨를 뺀 고추를 한입크기로 잘라
고운 고춧물로 색을 내어 담근 나박김치랍니다.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
이건 제 레시피에 나와있네요~
http://blog.naver.com/wo534/70028974749
생선 & 떡국
차례상에 올리는 생선은 생물그대로 쓰지않고
하루정도 체반에 받쳐서 살짝 말려서 사용한답니다.
생선살이 부서지지않고 탱탱해진답니다.
보통 생선은 찜으로 해서 올리는데
저희집은 한번 쪄낸다음에 양념장을 발라 오븐에 구워낸답니다.
생선과 함께 낙지호롱이라고 낙지를 말아 구워낸 꼬치도 있었는데
올해는 준비를 안하셨네요. (할아버지가 서운해 하셨을듯 ㅎㅎ)
생선이나 해물은 특히나 지방에 따라 종류가 달라지는듯 합니다.
삶은 문어를 올리거나 낙지호롱을 올리거나
상어고기를 올리거나...
다양한 생선을 올리지만 '치'로 끝나는 생선은 쓰지 않는답니다.
갈치,꽁치,삼치 등
떡국은 양지를 삶아 육수로 쓰거나
멸치와 다시마를 끓여 육수를 만들기도 하구요.
만두는 따로 삶아 완성된 떡국에 한두개씩 넣었답니다.
* 병어찜(구이),조기찜(구이),옥돔찜(구이)
생선은 하루 정도 체반에 올려 살짝 말린 후
찜통에 쪄낸 후 식으면 양념간장과 실고추를 올려
오븐이나 생선그릴에 넣어 적당히 색이 나도록 구워줍니다.
할머니가 직접 손으로 살을 발라내서
숟가락위에 턱 올려주시면 ㅋㅋㅋ 넘 조아요
* 떡국(떡만두국)
국물용 멸치와 다시마, 무우를 넣어 육수를 내어준 후
맑은 육수가 끓으면 떡을 넣어 끓이면서 다진마늘과 조선간장, 소금으로 간해줍니다.
그릇에 담아 삶은 만두 한두개와 계란지단,볶은 쇠고기,파를 고명으로 얹어주면
설날때 먹어야 젤로 맛있는 떡국이 된답니다.
만두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ㅎㅎ
쪄도 구워도 삶아도 튀겨도 다~~~ 맛있어요
속에 들어가는 재료도 어찌나 다양한지~
두부와 갈은 돼지고기, 쇠고기, 부추, 숙주,버섯을 넣은 고기만두와
속을 털어낸 김치를 추가로 넣어 만든 김치만두까지~~
자기가 빚은 만두갯수만큼 먹어야한다는
엄마말에 개인적으로 한쟁반 가득 만들었어요 ㅋㅋ
머릿수만큼 만두모양이 다 달랐다는^*^
개운한 멸치육수에 끓여낸 떡국은
뽀얗게 완성되고 고운 고명과 만두와 함께 담겼답니다.
한살더먹긴 싫어~~만두먹기는 좋아~~
노래가 나옵니다 =.=
과일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이 바구니에 가득 담겨있는걸 보면
왠지 정말 명절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답니다.
사과와 배를 기본으로 올리고
상황에 따라 다른 과일들이 추가로 올라간답니다.
설 차례상보다 가을에 지내는 추석 차례상의 과일종류가 많은것 같아요.
올해는 제주도에 계시는 친척분이
아주 싱싱한 한라봉을 보내주셔서 올리셨어요.
잎까지 붙어있고 넘 싱싱해서 가짜인줄 알았어요 ㅋㅋ
대추와 생율 & 곶감 & 한과 & 식혜
붉은빛 고운 대추와 생율이랍니다.
생율은 항상 작은아빠나 동생이 전날 밤에 까서 찬물에 담가놓는데
정말 잘 한다는 ㅋㅋ 다소곳이 앉아서 이뿌게 깍아놓습니다.
식혜는 만들어서 시원한 마당이나 베란다에 내어놓는데
왔다갔다 계속 국자로 떠서 먹게되요~
달달하고 시원한것이....
한과는 할머니가 항상 직접 만드셨는데
올해는 할머니가 병원에 계셔서 준비를 못하고 사셨대요.
다음엔 제가 만들어볼까해요~ 도전 ㅋㅋ
제사상이나 차례상을 올리는 순서랍니다.
보통 5열로 법칙에 따라 올려주셔야한답니다.
몇가지 팁만 알고 계시면 잘 차려내실 수 있을듯합니다.
차례상은 음식의 재료나 조리방법, 종류에 따라 올라가야할
방향과 열이 정해진답니다.
※ 홍동백서 : 붉은 과일은 동쪽, 흰과일은 서쪽
※ 조율시이 : 서쪽에서 부터 대추 밤 감 배의 순, 조율이시로 두기도 한다.
※ 생동숙서 : 날것은 동쪽, 익은것은 서쪽,
※ 어동육서 : 생선은 동쪽, 육류는 서쪽
※두동미서 : 생선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
※ 좌포우혜 : 포는 왼쪽, 식혜는 오른쪽
※ 건좌습우 : 마른것은 왼쪽, 젖은것은 오른쪽
※ 접동잔서 : 접시는 동쪽, 잔은 서쪽
피해야할 음식으로는 '치'자로 끝나는 생선과 (갈치,꽁치등)
귀신을 쫒는다는 설이 있는 복숭아가 있답니다.
워낙 제철에 나는 그 집안 지방에서만 나오는 재료들로
음식을 하는것이 원칙이었으나
요즘은 저장기술과 하우스재배로 기준이 애매해지고
고인이 좋아하시던 음식들을 올리기도 한답니다.
양념은 유교와 함께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오신채 (마늘,달래,파,부추,무릇)는 향이 강해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고추가루와 마늘을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예부터 제사음식에 사용되어 왔으니 사용해도 큰 제약은 없답니다.
설날 아침이랍니다.
아빠의 지시대로 담았는데
음식은 소복하게 정갈하게 올리며 홀수를 맞추어주어야 합니다.
저희집은 설날에는 탕을 올리지 않는답니다.
육탕,소탕,어탕과 포가 빠지고
4열로 맞추어 상을 차렸습니다.
보통 2대를 지내드리는데
증조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드실 상이랍니다.
향내음이 은은하게 퍼지고 술을 따르고
절을 하는 이런 의식을 준비하는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죠.
명절 스트레스도 많다는데..
가족이 함께 준비하시면서 그 과정을 즐긴다면
큰 에너지를 얻게 되는것 같아요.
고스톱판 거두고 티비끄고 거실 한가운데서
전도 부치고 만두도 함께 빚는다면...
그렇게 모두가 함께 만든 음식이라면....
드시는 조상님도 뿌듯하실거에요 ㅎㅎ
모두들 새해 복 마니 받으셔요 ^*^
우슈의 푸드스튜디오~
'요리,건강 > 요리쿡,조리쿡(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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