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의 흔적들이로구나.” 회색 빛깔로 우뚝 서서 흔들리고 있는 억새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찌 보면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조화롭지 못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겨울의 묵을 때를 벗어버리고서 초록빛으로 바뀌고 있는데, 아직도 예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거슬린다. 무엇이든 시절에 맞아야 아름답다. 계절에 맞지 않으면 곱게 보이질 않는다. 봄에는 당연히 초록이 어울린다. 무채색의 억새는 결코 아름답다고 말할 수 없다.
1. 묵은 것은 빨리 빨리 벗어버려야 한다. 2.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버리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3. 계절이 바뀌었으니, 과감하게 벗어버리는 것이 삶의 지혜다. 벗어던지는 기술.
그것은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벗어버리지 못하게 되면 무수한 부작용에 직면하게 된다. 우선 지난날을 벗어버리지 못하게 되면 쌓이게 된다. 쌓이게 되면 당연 무게가 무거워진다.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 많아지고 무거워진다는 것은 버거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움직일 때마다 힘들어지는 것이다. 벗어버리지 않게 되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다가오는 봄을 수용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지난겨울이 그 자리를 비워주지 않으면 봄이 자리를 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자리가 비어 있어야 새로운 것을 부담 없이 담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벗어버리게 되면 가벼워진다. 가볍다는 것은 살아가기가 그만큼 활발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활발하다는 것은 활기가 넘쳐나는 것이 살아가는 일이 생동감으로 넘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기 넘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된다면 그 삶은 단조로울 수가 없다.
단조롭지 않은 생활을 하게 되면 그 삶은 날마다 행복이 아니겠는가? 벗어버리는 기술이 몸에 배이게 되면 허식까지 함께 버릴 수 있게 된다. 허식은 나도 모르게 몸에 배어 있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내 것이 되어버려 나를 구속하고 있는 것이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남들이 하니까 따라서 해야 한다는 강박감은 삶을 위축시키는 요소가 된다. 그런 허식을 버리게 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흔들리고 있는 억새를 보면서 버리는 기술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지난 가을의 억새는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봄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버티고 서 있는 것은 결코 정당한 일이 아니다.
계절이 바뀌면 당연히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한다. 설 자리가 어디인지를 아는 것이 삶의 지혜이다.<春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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