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것은 진정으로 옳은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부모들은 어떤 일이든 자식을 사랑해서 그랬다는 근사한 변명거리를 갖고 산다. 그러나 그중 상당 부분이 부모 자신의 만족을 위해 선택한 일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식 대신 보복 폭행을 했던 어느 기업 회장의 행동을 사랑이라 부르진 않는다.
자식은 부모의 분신일 뿐 자신이 못다 한 인생을 대신 살아줄 대상도, 소유물도 아니다.
교육에만 열중하는 편향된 관심, 풍족한 환경 제공 등이 부모가 마땅히 해야 할 노릇의 전부라 할 수는 없다. 부모는 자식을 조건 없이, 진정으로 사랑해야 한다.
평상심은 일상적인 마음이란 뜻이다. 넘침이나 모자람 없이, 그리고 흔들림 없이 살기 위해 자신의 마음의 균형을
잡는 일은 무척 어렵다. 특히 스트레스와 경쟁, 분노, 집착 등 감정을 흔드는 요소가 많은 요즘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평상심을 가져야 자식을 대하는 데 지혜로운 생각과 판단을 할 수 있어 합리적인 부모 자리를 지키게 한다. 지나친 감정 변화나 생각은 올바른 길을 보지 못하게 한다. 남과 비교하고 세상에 흘러 다니는 온갖 정보에 이리저리 쏠려 다니면 부모는 물론 자식 역시 불안정해진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배울 기회도 갖지 못한다. <명심보감>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내가 갖고 있는 마음 위에 불을 더하지 마라. 다만 귓가를 스쳐가는 바람이려니 하라.” 자식을 잘 키우기 위한 부모의 주체적인 사고라는 말로 평상심을 대신해도 좋겠다.
사소한 거짓말이나 순간 모면을 위한 임기응변식 변명은 부모자식 간에 금이 가게 만드는 결정적인 실수가 된다.
부모는 자신의 양심보다 더 두려운 것이 아이의 눈임을 알아야 한다. 이는 비단 아이와의 관계에만 해당되는 덕목이 아니다. 부모가 세상과 관계를 맺는 모습을 아이는 늘 지켜보며 배운다. 잠깐의 이익을 위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태도를 갖는다면 자식 역시 언젠가 부모를 그렇게 대하게 될 것이다.
요즘은 다른 사람을 통솔하는 힘을 뜻하는 권위가 구시대의 산물처럼 취급되지만, 권위는 억지로 얻어지는 물리적인 힘이 아니다. 부모나 자식 모두 제 역할을 해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부모가 자식과 친구처럼 지낸다는 게 유행이 되고 마치 그래야 멋진 부모인 양 여겨지지만, 서로 친근한 사이라는 점은 좋겠으나 정말 친구 정도의 수준에서 관계가 맺어지면 안 된다. 자식을 무조건 엄하게 대해 서로간의 간격만 벌려서도 안 된다. 존경받을 만한 부모가 된다면 권위는 저절로 생겨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