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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녀들에게 경제교육이 절실한 이유

쉐로모 2009. 9. 11. 15:07

초등학교 3,4학년만 되어도 아이들은 광고를 통해 혹은 또래 친구들, 그 친구들의 부모로 부터 왜곡된 경제마인드를 학습할 위험이 있다. 아이들이 아파트 평수로 친구를 비교하는 세상이다. 극도의 물신주의가 팽배한 어른들의 경제관념을 아이들이 문제의식없이 학습한 결과이다. 임대아파트와 입구를 달리하자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경제적 차이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고 배울 수 밖에 없다. 경제적으로 우등한 사람은 존경받아야 하고 열등한 사람은 무시해도 된다고 여기는 어른들의 비뚤어진 관념으로 타인과 자신을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아이들 스스로의 가치도 부모들의 경제적 뒷받침으로 만들어진 소비정도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친구들 사이 유행하는 게임기는 자신도 소유해야 하고 브랜드 제품을 소비해야 하는 것이다. 부모들이 사는 동네와 소유한 차종으로 사람을 비교하고 평가하면서 그 분위기에서 뒤쳐지는 것에 두려움을 갖듯이 아이들도 친구들에게 뒤쳐질까봐 트랜드 소비에 쫒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에는 불황을 틈타 기업들이 키즈 마케팅이나 10대를 겨냥한 마케팅에 한창이다. 어린이나 10대 자녀들의 소비성향을 자극하면 부모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전략 때문이다. 경기가 어려워져 부모들이 자신을 위한 소비는 줄이는 한편 자녀들의 소위 ‘떼’에는 여전히 약하기 때문에 이런 마케팅이 불황형 마케팅으로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가뜩이나 자기 스스로와 타인의 가치평가를 돈으로 하는 아이들에게 기업의 이런 마케팅은 작은 불씨에 기름을 붓는 것이나 다름없다.

캐릭터와 브랜드를 통해 끊임없이 소비욕구를 자극받는데다 돈으로 비교하는 사회 코드에 익숙해 있는 아이들은 소위 기업의 1020 마케팅에 쉽게 낚일 수 밖에 없다.

 

부모에게 잘못된 경제관념을 배우고 기업의 마케팅에 자극받아 소비욕구가 더 커지는 것이다. 그렇게 커진 소비욕구는 돈으로 사람을 비교하고 자기 스스로의 정체성을 판단하는 왜곡된 경제마인드를 더욱 키워버리는 악순환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들 마저 돈에 집착하거나 무심하다면 아이들의 경제마인드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까지 문제를 키울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부모 자녀 간의 경제적 갈등으로 돌아온다.

 

한번은 어느 상담자가 찾아와 아이와의 갈등 문제를 상담하기도 했다.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고 1짜리 딸과 심한 갈등을 겪고 있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고 갈등의 사건도 많지만 그 중 돈과 관련된 것이 가장 심각했다. 자신은 능력없는 부모를 만나 이렇게밖에 살 수 없다는 원망을 늘어놓는 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돈을 요구하고 인터넷 쇼핑몰을 밤새 들여다 보다 쇼핑 목록을 엄마에게 들이대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는 다소 극단적이라고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 버릴 수 있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사춘기를 지나면서 왠만한 가정에서 아이들과 경제적 갈등을 경험한다. 사춘기가 지나면서 돈으로 비교하고 사람을 평가하는 경제의식으로 가장 먼저 자기 부모부터 살피게 되는 것이다. 그것으로 자기의 정체성을 평가하고 확인 받는 것이다. 부족한 것이 보이기 시작하고 결국 열등감이 형성될 위험이 있다. 온갖 매체를 통해 부자열풍을 아이들도 보기 시작하고 제대로 현실을 보기도 전에 나빼고 모두 부자인 것 같은 박탈감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드라마 같은 것을 보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가정도 보통의 중산층 이상의 생활수준으로 등장한다. 드라마 속에서는 왠만한 사람들이 전부 재벌이고 중산층 가정 조차 넓은 평수의 아파트는 기본이고 인테리어도 최고급 수준이다. 사람들은 전부 선남 선녀인데다 가난한 사람들 조차 명품을 입고 등장하지 않는가. 매체라는 것이 사람들의 욕망을 대리만족 시켜줌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라지만 눈만 돌리면 온통 부자들만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정도가 도를 지나쳤다. 자기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고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이 없는 아이들에게 환타지만 가득한 환경은 현실에 대한 거부와 욕구불만을 낳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아이들의 자기 정체성마저 흔들 수 있는 위험한 경제 환경에 살면서도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경제교육을 시키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재테크가 유행하면서 그나마 경제교육에 관심이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부모 스스로 잘못된 경제마인드가 전제되어 있다보니 제대로된 경제 교육이 이뤄질리 없다.

금융지식이나 투자관련 지식 교육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에 대한 기본을 알기도 전에 소위 ‘돈이 돈을 버는’ 불로소득에 먼저 관심을 갖게 만드는 위험한 교육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한마디로 돈에 밝은 아이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돈을 ‘밝히는’아이로 키우게 된다.

출처 : 시 골 장 터
글쓴이 : 쎄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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