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왕따는 흔한 사회현상이 되었습니다.
어린 초등생부터 사회생활 하는 어른들 세계에 까지 널리 퍼져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는 왕따 때문에 직장을 쉬던 여경이 결국 자살을 했다는 소식도 들렸지요.
갈수록 각박하고 이기적인 인간관계에서 어쩌지 못하는 사회의 단면이겠구나, 하고 생각하지만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들에겐 참 고된 인생이 될 것 같아요.
지난 토요일에 큰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다녀 오는 길이었습니다.
이제 중 1인 아이와 학교생활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골목 저 끝에서
한 여자아이가 마주 걸어오고 있었지요.
아이가 말하길 <우리 학교 왕따>라고 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왕따였다는 아이.. 그 아이가 걸어 오다가 우리를 보았는 지 옆 골목으로 숨어 버립니다.
슬쩍 뒤돌아 보니 우리가 지나가는 걸 보고 다시 나와서 제 갈길을 가는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척 안 좋았어요.
"쟤는 왜 숨었을까? 자기 학교 학생만 봐도 저러니?"
"아마 그럴걸요. 나는 아무짓도 안하는데 그냥 피하고 싶나 봐요"
"너는 저 아이랑 마주쳐도 인사도 안하니? 그래도 한 반이었던 적도 있는데.."
"거의 안해요. 서로 .."
당연하다는 듯 말을 하는 딸 아이에게 네가 잘못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현실입니다.
그렇게 요즘 아이들은 제각각 이기 때문입니다.
내 위주로 돌아가고 내 친구만 소중하다는 아이들..
한 반에 그룹식으로 몰려 다니는 요즘 아이들에게 다른 팀의 아이들은 <우리 친구>가 아니라
그냥 또 <다른 아이들>일 뿐입니다.
어떤 날엔 다른 그룹에 한 아이가 그 안에서 왕따를 당해 혼자 떨어져서 다닌 일도 있었습니다.
제가 마침 빼빼로데이였기에 그 아이의 것도 준비해서 살짝 건네주면 어떻겠느냐 고 하니
큰 아이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 겁니다.
"그 아이는 자기 친구들이 있고 나는 내 친구들이 있는데, 내가 그 아이가 혼자 다닌다고 해서
챙겨주면 더 이상해져요.."
아, 뭐가 그리도 복잡한 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또래문화인 듯 싶습니다.
같은 반 친구니까 다 함께 품어 주고 이해해 주고 싸우면 화해시키고 어울려 자라나는 일,
그런 것들이 왜 어려울까요?
우리 때에도 그러한 경향을 띈 사건들은 종종 있었습니다만, 이리 심각하진 않았죠.
다투고 한 며칠 후면 다시 편지를 주고 받고 화해하며 더 찐하게 우정을 쌓지 않았던 지...
단짝도 없이, 끼리끼리 어울리는 그룹도 없이, 오직 혼자 학교를 다니고 급식도 혼자 먹어야 하는
외로운 아이들...
너무 가엾고 안타깝습니다.
그 아이들이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앞으로 인간관계를 잘 키워나갈 수 있을까요?
이 험한 세상에 자기 발로 우뚝 설 수나 있을까요?
너 혼자 이겨내라고 하기엔 너무 벅찬 일이 아닌 지...
내 친구만 소중하고 다른 아이들은 남으로 보는 요즈음 아이들에게 함께 사는 세상을 가르쳐 주면서
살아야 겠어요.
또 한편으로는 작은 갈등에도 절망하고 괴로워하지 않도록 마음훈련도 강하게 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 외톨이가 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거든요
따돌림의 시작은 그 아이가 못나서 생기는 것 보다 특별한 이유없이 어쩌다 보니 발생해 있기도 하더군요
그 순간을 잘 잡아내는 일도 부모가 할 일이 아닐까요
세상 누구보다 귀한 내 아이를 관찰하기에 게으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 부모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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