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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있는 남자사라잡는 70%법칙

쉐로모 2009. 10. 4. 03:02

날이 점점 추워진다. 이대로 가다간 올해 크리스마스가 작년 크리스마스의 데자뷰가 되는 건 시간 문제다. 나름 궁극의 노력을 하며 소개팅 등으로 상황을 변화시키려는 솔로부대원이 보이긴 하지만, 오늘도 연애란 남의 얘기인 것 처럼 들린다. 분명 거의 다 넘어왔다고(응?) 생각했지만, 상대는 연락이 없고, 도대체 어디서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준비했다. 부킹대학에서 2009년의 세계 연애사를 집대성하며 내 놓은 <70%의 법칙>. 도무지 연애에 진전이 없는 솔로부대원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혹자는 이 법칙에 대해 "밀고 당기기 아닌가요?" 라고 했지만, 밀고 당기기와는 레벨이 다른 작전이다. 자, 그럼 당신을 도와줄 '70%의 법칙'을 살펴보자.


1. 술은 70%만 마셔라

안타깝게도 솔로부대 여자대원들 중에는 남자와 술을 마실 때 '달려라 하니'가 되는 경우가 많다. 들뜬 기분에 쉬지 않고 술잔을 비우다가 먼저 꾸벅꾸벅 졸거나 (솔로부대원들은 이상하게 피곤을 빨리 느낀다) 같은 얘기의 무한반복을 늘어 놓는 경우가 있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치마를 입고 나간 날, 술 마시고 화장실을 다녀오다가가 치마 위로 팬티를 덮을 정도로 마셔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 정도까지 취해서는 '대화'를 나눌 수가 없을 뿐더러, 그저 불쌍해 보일 뿐이다. 일부 대원들 중에는 술 주문을 마다하지 않거나, 적당히 취했을 무렵에 무리해서 스스로 주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저 술 친구 하나 더 추가할 생각이 아니라면 적당히 취했을 때 자제하는 모습을 가져야 한다.

또 하나, 술을 아예 못마시면 어쩔 수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적당히 분위기를 맞춰가며 한 두잔 정도는 페이스 조절 하며 마시는 게 좋다. 잔을 부딪힐 때마다 한 번에 털어넣으며 두 잔 마시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씩 나눠서 마시는게 낫다는 얘기다.

난 있잖아 슬픈모습 보이는게 제일 싫어 약해 지니까
외로워 눈물 나면 달릴거야 바람처럼
달려라 달려라 달려라 하니 이세상 끝까지 달려라 하니

- 만화주제가 <달려라 하니> 중에서


열심히 달렸던 '하니'는 솔로부대원
이었음을 잊지 말자.


2. 남자가 70%만 내게 해라

소개팅을 했을 때, '그저 밥이나 실컷 먹자' 라는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만나면서 발생한 비용의 30%는 부담해야 한다. 더치페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계산대에서 반반 부담하는 형태는 인간미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밥값을 상대가 냈다면, 후식은 이쪽에서 부담한다던지, 아니면 상대가 영화를 보여주면 팝콘과 음료수는 이쪽에서 준비한다던지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의외로 '남자가 부담하는게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 여성대원들이 있다. 자신이 전부 얻어 먹기만 한 소개팅이라면, 다음 약속을 기약하며 자신이 산다는 얘기를 하는 것도 괜춘하다.

"무한님, 그렇게 얻어먹기만 하는 여자가 있을까요?"

있다.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솔로부대 남자대원들이 보내는 메일이나 직장생활하는 솔로부대 남자대원들의 물음에는 꼭 이런 여자분들이 등장한다.

그렇다고 반 반 부담을 하자고 하는 것도 별로 좋은 인상을 주진 않는다. 궁핍한 남자대원이라면 여자의 그런 말에 '아싸, 돈 굳었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더치페이는 '이걸로 쌤쌤이란 얘긴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 70%의 법칙을 잊지 말자.


3. 연락은 70%만 해라

오늘도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솔로부대원들이 보인다. 늘 강조하지만, 당신의 조급증은 연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대는 아무 생각없이 하루를 보내는 중인데, 당신 혼자 휴대폰을 보고 있는 것은, 결국 자신의 마음만 더 커져 상대는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해 버릴 위험이 있다. 지난 매뉴얼에서 이야기 한 것 처럼 조급증을 앓고 있는 여자의 명 대사들이 있지 않은가.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얘기해 주세요.."
"제 연락이 부담스러우신가요?"
"우리는 무슨 사이죠? 아무 사이도 아니라면 연락하지 않을게요.."


남자가 보낸 짧은 안부 문자에 기다렸다는 식으로 한 페이지를 전부 채워서 보내는 여자는 매력 없다. 상대의 문자를 봐 가면서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한다.

남자 - "뭐해요?"

여자 - "아. 방금 들어와서 집안 좀 치워 놓고, 책 좀 보다가 화분에 물 주고 있었어요. 저 선인장 키우거든요. 얘들이 전자파도 흡수해 준다고 하고, 예전에도 키웠었는데 그때는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죽어버렸어요 ㅠ.ㅠ 그래서 이번에는 잘 조절해 보려구요. 이따 선덕여왕 보기 전까지 씻고 준비해야죠. 선덕여왕 너무 잼있어요 ^^


그를 당신의 사랑스런 수다쟁이로 만드는 방법은, 그의 대사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
이다. 당신 혼자 이야기를 다 해버린다면 그는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그리고, 위의 스크립트는 장황하게 자이 이야기를 가득 채워놨지만, 상대의 상태를 묻는 문장이 없다. 대답만 하지 말고, 당신도 물어라.

마음이 급해 하루에 열 두번도 더 연락하고 싶겠지만, 그 중 70%만 연락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은, 쉽게 뜨거워진 마음이 쉽게 식는 것을 방지해 줄 뿐만 아니라, 상대가 당신을 궁금해 할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될 수 있고, 상대가 끼어들 틈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가 들어올 자리를 남겨놔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4. 남친이 될 가능성은 70%만 생각해라

마음에 드는 상대와 모두 다 잘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로부대 여자대원들은 왜 조급해 하거나, 집착하거나, 매달리거나, 가슴앓이를 할까? 그것은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해주길 바라거나, 상대방이 내 남자친구가 되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 사람과 내가 잘 될 가능성은 70%라고 생각하자. 상대는 좋은 친구로 생각하는데, 혼자 핑크빛 러브러브를 꿈꾸며 상상의 시간을 보내지 말고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소개팅에 나가는 솔로부대 여자대원이 있다면, 그 소개팅에서 잘 될 가능성은 70%라고 생각하자. 그렇지 않고 기대를 품었다면 반드시 실망하기 마련이다.

어제 매뉴얼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완벽한 이상형을 만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간혹 완벽한 상대를 만났다며 그와 잘 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메일이 오기도 했지만, 결국 그 모습 역시 자신이 머릿속에서 상상해 낸 상대의 이미지에 빠져있는 것 일 뿐, 완벽한 상대는 아니다. 쌍커플이 있고, 코가 오똑하고, 입술은 뭔갈 바른 것 처럼 촉촉해 있고, 이런 외모적인 기준이라면 대충 맞을 지 모르지만, 아직 서로의 삶에 1%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태에서 상대를 안다고 생각하지 말자.

어떻게든 상대와 잘 될 거라는 믿음은, 상대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경우, 결국 당신이 그의 어장으로 입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당신이 빠져있는 상대의 말과 행동에 희망고문을 당하지 말고, 그와의 가능성은 70%로 생각하고 다가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에게 메일을 보내는 사람들 역시 100%의 희망을 가지고 있다가 결국 고민만 떠 안게 되는 경우다. 만나는 남자마다, 그 남자와 잘 되고 싶다는 희망을 가진다면 괴로워 지는 건 본인밖에 없다.

당장 연애를 못하면 석 달 안에 죽는다는 의사의 판정을 받지 않은 이상, 급할 것도 없고 절실할 것도 없다. 70%다. 잊지 말자. 70%다.


사귀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솔로부대원들이 있다. 위의 이야기를 듣고도 "저런거 다 필요 없고, 그냥 예쁘고 몸매 좋으면 다 됨" 이라고 댓글을 달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주변의 커플들을 보길 바란다. 모든 조건이 다 괜찮은 사람이 날 좋아한다고 할 경우, 솔로보다는 커플이 낫다는 생각에 사귈 수 있다. 서로 마음이 맞지 않더라도 어느 조건이 괜찮기 때문에 만날 수도 있다. 일단 솔로를 벗어나고 보자는 생각에 시작되는 연애도 있을 것이고, 지금 상황에서는 상대보다 나은 사람이 없기에 커플이 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진행되고 있는 이 매뉴얼은 당장 커플이 되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커플이 되는 것이야 여자가 희박한 곳에 홍일점으로 들어가 있다가 많은 추종자를 거느릴 수도 있는 것이고, 그저 외모나 조건이 괜찮다는 이유로 자신과 만나려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사랑의 주기는 얼마나 가는가? 원하는 상품이 없어 대충 차선책으로 고른 물건을 사 놓고,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는 없는가?

사랑은 패스트푸드 점에 들어가 내가 제일 먹고 싶은 것을 시켜놓고, 돈을 지불하면 쟁반에 담겨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햄버거야 포장을 벗겨 음료와 함께 먹고, 쓰레기를 버린 뒤 손 털고 나오면 끝이지만, 사랑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주변의 사람들이 연애를 시작했다고 해서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는 쟁반을 받아들고 호들갑을 떨지 몰라도, 당신이 할 사랑은 패스트푸드와는 분명 다를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