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뉴스통신=박종률 기자)
영남대(총장 이효수)가 27일 오후 천마아트센터 그랜드홀에서 안철수, 박경철, 김제동 초청 대담강연을 개최했다. '미래에 대한 도전과 바람직한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대담강연은 박경철 원장이 진행을 하고 안철수 교수와 김제동씨가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담강연에서 세 사람은 먼저 경쟁을 강요하고 학벌을 중요시하는 사회 구조 때문에 희망을 잃고 불안해 하는 20대에게 기성세대로서의 미안함을 표했다. 또 자신의 경험에 비춰 앞날에 대한 준비, 미래의 리더십, 창의성, 정의, 고민의 의미 등에 대해 진지하고 철학적이면서도 재미있게 대담강연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20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에 대한 조언과 격려와 응원도 잊지 않았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의 대담강연은 기립박수로 막을 내렸다. 이날 강연을 듣기 위해 영남대 학생들과 일반시민 2000여명이 시작 2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렸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
대담내용_아래
안철수·박경철·김제동, 미래-리더십을 이야기 하다 "실패 허용하고, 한번 더 기회주는 사회 분위기 돼야" | ||||||||||
-박경철(이하 박)=오늘의 주제는 '청년들의 고민을 우리 기성세대가 어떻게 안고 갈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 시대 청년들의 고민은 무엇일까요.
▶안철수(이하 안)=카이스트에서 3년간 강의를 하면서 우리 사회 구조가 학생들에게 안전한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최근 카이스트에서 발생한 학생 자살도 스펙 위주, 학벌 위주의 사회적 문제가 카이스트라는 창(窓)을 통해 불거져 나온 것입니다. 청년들의 고민은 이런 사회구조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약 200만 개이지만, 대기업은 20만 개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모든 대학생들이 대기업만 바라보는 것이 현실입니다. 반면 대기업은 중소기업에서 훈련받은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신입은 갈 곳이 없습니다. 대기업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창의적 인재보다는 한 치의 오차 없이 지시에 잘 따르는 사람을 좋아하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이런 대기업 문화가 스펙과 학벌 중시 풍조를 낳았고, 오늘날 20대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턴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으로 선회해야 합니다.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허용돼야 합니다. -박=패스트 팔로어 문화는 경쟁과 편법을 강요하는 사회입니다. 그 현장에 지금 20대가 서 있습니다. 김제동 씨는 요즘 젊은이들을 만나면 가끔 눈물이 난다는 말을 많이 하던데.
▶김제동(이하 김)=수능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을 위한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문득 눈물이 났습니다. 저는 대구에서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했고, 전문대를 12년이나 다니면서 '의대 다니냐'는 농담까지 들었어요,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그 속에서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참 힘든 구조예요. 지금 세상이 청년 여러분이 만든 세상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박=안 교수님, 이런 시대에 가져야 할 새로운 리더십의 형태는 어떤 것일까요.
▶안=21세기가 되면서 엄청나게 달라졌어요. 핵심은 탈권위주의죠. 인터넷 경우 20세기에는 일부 계층이 고급정보를 독점했어요. 하지만 21세기는 대중이 고급정보를 공유하는 시대입니다. 리더십도 바뀌어야 하죠. 20세기는 리더라는 지위 자체에서 나온 리더십이었지만, 21세기의 리더십은 일반 대중으로부터 나옵니다. 대중이 요구하는 리더십의 갈망을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우수한 리더는 대중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철학과 미래에 대한 비전, 그리고 대중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감능력(Compassion)을 갖춰야 합니다.
-박=제동 씨는 평소 정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압니다. 제동 씨가 생각하는 정의와 리더십은 어떤 것이죠?
▶김=누군가의 고통을 전제로, 또 나의 행복이 누군가의 고통에 비례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행복해야 정의롭다고 생각합니다.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내 아이의 친구도 행복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정의가 살아 숨 쉬려면 내가 열쇠를 쥐어야 합니다. 가령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내가 열쇠를 쥐는 것입니다.
-박=안 교수님은 늘 큰 것을 지키는 것보다 작은 말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언행일치의 문제에 대해 한말씀 해주시죠.
▶안=스스로를 모험적이라고 늘 말하고 다니던 친구가 졸업 후 안정적 선택을 하는 경우를 봅니다. 어떤 사람의 말이나 생각은 그 사람이 아닙니다. 행동과 선택이 그 사람의 진실입니다. 10년 동안 서민정책을 부르짖던 정치인이 어느 날 부자감세를 주장합니다. 그게 그 정치인의 모습이지요.
-박=안 교수님은 본인이 성공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안=저는 그 과정 중에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제 경험상 어느 정점에서 고꾸라지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어요. '내가 최고다' '나는 성공했다'고 말하는 순간, 또 나의 단점보다 타인의 단점이 더 크게 보이는 순간이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순간이더군요. 그래서 저는 꿈에도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박=안 교수님은 창의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안=문제 풀이 위주의 학습법에 익숙한 상황에선 창의성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외국교수들이 한국 학생들을 대하면 처음에는 빠른 문제풀이에 놀라워합니다. 하지만 '왜?'냐고 묻거나, '궁금한 점이 있느냐'고 물으면 당황해서 대답을 못 한대요. 좋은 질문을 하려면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좋은 질문을 하려면 창의성이 필요하지요. 그러려면 남들이 규정해둔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박=안 교수님, 스티브 잡스를 통해 창의성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안=스티브 잡스도 대단하지만 더 대단한 것은 그런 스티브 잡스를 있게 한 실리콘 밸리의 구조입니다. 실패를 허용하고,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죠. 반면 우리나라 대기업은 학벌위주로 사원을 선발합니다. 지금의 실력이 아니라 고교 시절의 성적으로 사원을 뽑는 것이죠. 이런 건 정의롭지 못하지요. 실력을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다시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런 사회분위기 속에서 스티브 잡스가 성공할 수 있었어요. 디자인을 중시했던 그는 매킨토시에서는 실패했지만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에선 성공할 수 있었지요. 성공 투자자의 요건으로 남을 믿지 말라, 두뇌 회전이 빨라야 한다, 비범한 산술적 사고를 갖춰야 한다고 하는데,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은 정반대였어요. 그는 믿을 만한 사람을 골라 전폭적인 지지를 해줬고, 두뇌 회전이 빠르지 않아 장기투자를 선택했죠. 코카콜라, 질레트, 포스코 등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의 회사만 투자했습니다. 성공한 사람의 사례를 무작정 따르는 것은 위험합니다.
-박=고민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안=한국인 최초로 동경대 교수가 된 강상준 교수는 '고민은 축복이다, 행복의 열쇠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의대교수에서 벤처사업가로 변신할 때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제발 그만 고민했으면 좋겠다 할 정도로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엔 고민이 고맙더군요. 고민을 갖고 답을 찾아 나가다 보면 마음이 정리되고, 내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행복해질 수 있기 위한 필수과정이 고민입니다.
-박=안 교수님은 매 학기 강의를 마치면서 학생들에게 해주시는 얘기가 있다면서요. 좀 들려주시죠.
▶안=첫째는 첫인상보다 마지막 인상이 중요합니다. 사회생활을 해보니 헤어질 때 그 사람의 본모습을 알게 되겠더군요. 두 번째는 시간을 들여 노력한 만큼 행복하다는 겁니다. 가령 전날까지 리포트를 쓰다 급하게 여행 길에 오른 학생과 로마인 이야기를 탐독하고 온 학생이 함께 로마 콜로세움 앞에 섰을 때 느끼는 감동은 다르겠지요. 세 번째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입니다. 강물이 얼마나 빠른지 알려면 강둑에서 봐선 몰라요. 뛰어들어야 알게 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입니다. -박=제동 씨도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김=내가 만든 세상에서 내 눈으로 당당하게 보고, 행동해 보자. 20대는 실수는 있을 수 있지만 실패는 있을 수 없다고요. 늘 응원하겠습니다.
-박=기성세대들도 이제는 바뀌고 있습니다. 1983년 영남대에 입학했을 때의 교정을 떠올리며 여러분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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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제 책 1편,왕비재테크 2편, 세상모든 왕비를 위한 재테크 추천사를 써 주신 박경철 선생님과 안철수 석좌교수님 그리고 김제동씨와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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